환경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반려견을 통해 잘 드러나고는 한다. 사람의 곁에 살면서, 암같이 환경의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질환이 사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듀크대 연구팀은 방광암의 일종인 요로상피암 발생 위험이 큰 반려견들이 생활 환경에서 어떤 화학물질에 자주 노출됐는지를 평가했다. 소변 상피세포에서 발견되는 ‘BRAF V595E’ 유전자 변이가 존재하는 경우 요로상피암 발생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BRAF V595E는 개에게서 발견되는 종양 유발 유전자로, 사람에게는 이에 대응하는 동일한 유전자 변이로서 BRAF V600E가 존재한다. 다만 반려견에서는 해당 변이가 방광암 유발 주요 변이 중 하나지만, 사람의 방광암에서는 해당 변이가 드물다. 연구팀은 BRAF V595E 변이가 발견된 반려견 25마리와, 변이 존재 여부를 제외하고는 이들과 조건이 비슷한 반려견 76마리를 비교했다.
환경 유해 물질 노출 측정 방식
연구에 참여한 반려견들은 환경 유해 물질 노출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실리콘 소재의 포집기를 5일 내내 착용하고 지냈다. 연구팀이 포집기에 축적된 화학물질을 분석한 결과, 분석 대상 화학물질 115종 가운데 39종이 전체 포집기의 50% 이상에서 검출됐다. 이는 반려견이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방광암 위험 높이는 화학물질 3가지
방광암 관련 변이가 존재하는 반려견들은 없는 반려견들보다 브롬화 난연제인 BDE-47과 BDE-99, 안트라센, 벤질부틸프탈레이트(BBP)의 검출 수준이 2~3배 높았다. 브롬화 난연제는 플라스틱, 전자제품, 섬유, 건축자재 등이 불에 잘 타지 않게 첨가하는 물질이다. 안트라센은 화학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배출 가스에 많다. 벤질부틸프탈레이트(BBP)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사용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로, 폴리염화비닐(PVC) 바닥재, 벽재, 코팅제, 접착제 등에 쓰인다. 즉, 반려견이 생활하는 공간의 플라스틱 제품, 전자기기, 자동차 배기가스 등이 방광암 위험과 연관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려견 건강을 위한 환경 관리
이번 연구 결과는 반려견이 환경적 요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암을 연구하는 데 유용함을 보여주며,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는 반려견이 환경적 요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암을 연구하는 데 유용함을 보여주며,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환경 과학과 기술’에 게재됐다.
반려견의 방광암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실내 환기를 자주 하고,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줄이며, 배기가스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PVC 바닥재나 브롬화 난연제가 포함된 제품을 사용하는 가정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반려견의 건강 상태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환경 유해 물질은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생활 환경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